야만적인 앨리스씨 / 황정은 / 문학동네
빨간책방에서 소개받았다. 줄거리도 기억이 안나지만, 빨간책방에서 소개됐다는 이유로,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는 이유로, 보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성장소설과 같은 인상을 받았다. 왜 그런지, 읽어보면 안다.
처음에는 적잖은 거부감이 있었다. 거부감이라는 것은 책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하는 아주 큰 이유이기도 하다. 씨발. 씨발됨. 씨발. 좆같네. 좆같다. 또다시 씨발 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대화하는 듯한 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던거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내용에 집중하게 되고, 인물들에 몰입하게 된다. 나도 그렇게 어떤 대상에게 욕을 하고 싶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면 볼수록 인물들의 상황을 알게 되고 공감하면서 더욱 몰입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씨발. 씨발됨. 씨발이다. 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몰입할 수 있었다. 그것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부조리, 살면서 도리에 어긋나는 것들을 말하는 것이리라.
중간지점에서, 영화 '건축학 개론'이 생각났다. 연인이었던 엄태웅과, 한가인이 시간이 지나 재회하면서 한가인이 술자리에서 '아 씨발 좆같애~'라고 말할 때가 생각났다. 내게 이 장면은 영화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한가인은 그럴 대상이 필요했던거고, 그럴 대상을 만났을때 그렇게 했다. 그 순간 한가인은 슬프고도, 행복했을 것이다.
중간지점 얘기는 각설한다.
2013년에 출간된 이 처절한 성장소설은 나와 거리먼 얘기같지만,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아주 가까운 얘기일거라 생각된다. 고로 나는 아주 축복받은 존재다. 풍요로운 생활을 해왔고 지금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작가소개란에 사진/이름/1976년 서울출생. 이렇게 딱 한 줄 써 있다. 안타깝게도 작가사진은 이 소설이 분위기와 어울린다;; 설마 아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