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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 / 마르탱 파주 / 문이당

꽃게장세트 2013. 10. 15. 21:43

2013년 10월 19일 토요일 [ 밝은 아침을 마중하는 지혜 ]

이번엔, 1박 2일은 아니지만 캠핑 분위기를 내려고 한다. 장소는 난지도 캠핑장이다. 네 다섯권의 책 중 내가 추천한 책이 선정됐다. 마르탱 파주의 '완벽한 하루'다. 제목만 들어서는 캠핑과 어울릴만 하다. 내용도 그럴까? 아쉽게도 꼭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자살에 과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 책, 완벽한 하루는 아침에 눈을 뜨는 그 순간부터 잠들때까지 오직 자살만을 꿈꾸는 한 남자의 24시간을 그린 소설이다. 완벽한 하루는 저자가 스물다섯 당시 겪었던 느낌과 심리 상태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자전적 소설이다. 출판사에서는 '유쾌하고 기발한 한 편의 블랙 코미디'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겐 그렇지 않았다. 처음과 끝(13 단락부터)을 빼곤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길지 않은 소설임에도 지루했다는 말이다. 자살을 일상적인 것처럼 시작하는 처음 부분은 솔깃했다. 그리고 자살방법의 묘사가 내 호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중반부터 지루했던 이유는 아마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은 저자의 환경을 감히 공감할 수 없었던게 아닐까. 왜냐하면, 나는 그만큼 아주 유복하게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3단락부터 재밌게 봤다. 13단락은 남자(자신)의 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래서 재밌게 봤다. 많은 사람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야기는 정치 얘기와 섹스 얘기라고 누군가 그랬다. 공감한다.  그보다 더 재밌는 얘기는 정치인이 섹스했다는 얘기라고 동일한 인물이 그랬다. 누군지는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에 대한 얘기는 그만큼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3단락은 자신의 성을 블랙코미디화 하여 나에게 웃을을 줬는데, 역시 블랙코미디는 씁쓸함이 뒤에 남는다. 14, 15 단락 또한 내가 관심있어하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룬 것 같아 좋았다. (여기서 줄인다..)

돌아오는 토요일에 [ 밝은 아침을 마중하는 지혜 ] 사람들과 어떤 얘기를 나누게 될지 궁금하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추워진것 같은데 모임 당일도 오늘만 같았으면 얼마나 좋으랴. 바람부는 것만 빼고 ㅋ

@ 급한 나머지 독후감을 너무 빨리 쓴다...

마르탱 파주는 마지막에, 나에게 번득이는 선물 하나를 줬다. 내 오랜 친구들에 대한 생각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에 마르탱 파주가 답을 제시해 줬다. 하지만 실천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올해 연말 가봐야 알것 같다^^

프롤로그 : 한마디로 실패하는 데에는 도가 튼 사람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p. 15 나를 사랑해 주고, 나를 배신할 그 누군가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한다.

p. 35 몸이 아픈 의사는 마치 자신이 만든 요리를 직접 먹는 요리사를 보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 중국음식 음식이나 일반 음식점에서 주인이나 종업원들이 자신의 가게의 메뉴로 식사 해결할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p. 49 (엘리베이터 안) 혹시라도 자신들의 인사에 대한 답례를 듣지 못할까 두려운지 모두들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지도 않는다. 

p. 65 난 내가 만든 광고를 전혀 믿어 본 적이 없다. 진실 된 믿음 속에도 일종의 근친상간이 성립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존재하는 것을 믿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용기가 없거나, 혹은 무력감에 빠져 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p. 66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은 여전히 말이 없다. 이들이 벌이는 무언의 소동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지경인지 상대의 침묵으로 귀머거리가 될 정도이다. @ 출근할 때 회사 빌딩 엘리베이터에서 느낀 생각이다.

p. 104 내 부모님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두 분 모두, 여섯 살 되던 해에 자살하셨다. 여섯 살이면 인생이 여러분의 목을 죄고,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거나 한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전의 나이다.

p. 116 그 친구는 자살에 실패해서 지금은 예술가가 되었다. @ 최복현 시인, 장사익이 생각났다.

p. 130 난 유령을 좋아한다. 그들이 전혀 무섭지 않다. 하지만 내가 도저히 참고 볼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죽음을 거부하는 시체들이다. 

난 마음속으로 옛 우정을 간직한 친구들은 모두 시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난 그들을 항상 좋게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우정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만나지도 않고 무언가를 나누거나 함께하지도 않는다. 우리의 우정은 더 이상 살아 숨 쉬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우리의 우정이 누군가에게 의해 살해됐다고 하더라도 그 죽음은 자연사임이 분명하다.

친구로서의 그들은 모두 죽었다.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그들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그건 더더욱 개탄스러운 일이다. 난 인간으로서 그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로서 그들을 좋아한다.

아무튼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 현실은 또 다른 문제다. 죽은 자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그들과의 추억이 보다 생생하게 남는 법이다. 우리가 한때나마 좋아했던 것들과 우리를 끈끈히 이어 주던 감정, 즉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해주던 그런 따뜻한 감정도 없이 그저 살아 숨 쉬기 위해 끝까지 버티는 그런 사람들을 모조리 기억에서 지워 버리는 일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대게 옛 친구들끼리는 '더 이상 안 만나'라거나, 혹은 '5년에 한 번 만나 밥이나 먹는 정도...'라는 말들을 한다. 순 거짓말이다. 전혀 사실과 다르다.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존재의 죽음을 고하는 일은 정말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난 무섭고 매정한 의사일지는 모르지만 진단은 정확히 내린다. 죽은 자들에게 거짓을 말하는 건 그들을 돕는 길이 아니다. 

6개월 전, 영원히 함께할 지난날의 친구들에 대한 합동 영결식을 치르기로 마음먹었다.

p. 135 비석을 세운 뒤에는 영원히 내 마음속에 그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짤막한 추도사도 낭독해 주었다. 친구는 떠나가도 우정은 영원할 테니까.


p. 140 핀업걸(pin up girl) @전쟁때(아마도 미국?) 전쟁에 지친 군인들이 관물대에 매력적인 여성들의 사진이나 그림을 핀으로 꼽아 두던 것이 핀업걸을 탄생시켰다 한다.(?)

p. 145 모험가처럼 정말 세계 일주를 방불케 하는 여행을 다니면서, 결국 그들이 알아낸 것은 자신들의 머리가 둥글다는 것 외엔 없었다. 자신들이 모르는 세계에 살고 있는 민족들이나 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토착 예술이나 건축 양식을 좋아한다고, 이해한다고, 많은 걸 배웠다고, 많은 걸 보았다고 말하지만 결국엔 빈 깡통을 통해 들여다보았을 뿐이다. 신기한 것은 지구가 둥글다는 걸 깨달았다고는 하는데 그들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은 여전히 평평할 뿐이다. @ 해외여행 막상 나가보면 다르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생각났다. 나는 그 말이 불편 -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 했다. 마르팽 파주가 내게 속시원히 답해준것 같다.

p. 149 그레고리력 :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1582년에 기존에 쓰이던 율리우스력의 역법상 오차를 수정해서 공포한 것으로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게 된 태양력이다. 그러나 이 역법 역시 여러 단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그레고리력 [Gregorian calendar, ─曆] (두산백과)

p. 160 비가 와도 몸이 젖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난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다. @??? 무슨 말이지?



< 무슨 얘기를 나눌까? >

? 마르탱 파주는 어떤 사람인가요?

? 상어가 의미하는 바가 뭘까요?

? 살면서 자살을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있었다면 어떻게 그것을 극복했어요?

?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