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문서보다 동작하는 소프트웨어

일반서적

엄마를 부탁해

꽃게장세트 2011. 5. 26. 23:34




심금을 울린다.

마음이 찡하다.

재미있다.- 내가 살아온 환경과 유사하다. 이렇게 묘사를 잘 할 수 있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효도해야겠다.

이 네 가지를 느낀다.



엄마에게 너란 존재가 딸이 아니라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 것은 엄마가 네 앞에서 집을 치울때였다. 어느날부턴가 엄마는 방에 떨어진 수건을 집어 걸었고, 식탁에 음식이 떨어지면 얼른 집어냈다. 예고 없이 엄마 집에 갈 때 엄마는 너저분한 마당을, 깨끗하지 못한 이불을 연방 미안해했다. 어질러진 일상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엄마 앞에서 네가 엄마에게 손님이 되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p. 26

엄마라는 말에는 친근감만이 아니라 나 좀 돌봐줘, 라는 호소가 배어 있다. p.27

마당에 풀어 주든가! 개가 불쌍하지도 않아요?
순간 수화기 저편이 잠잠했다. 시골 사람들이 정말 더한다니까! 라고 쏘아붙여놓고 왜 이런 말까지! 너도 금세 후회가 밀려오던 차였다. 엄마의 노여운 목소리가 건너왔다. - 너는 이 에미는 안 보이고 개만 보이냐! 이 에미가 개나 학대하고 있는 사람을 보여! 상관마라이! 내 방식대로 키울테니께! 엄마가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늘 네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p. 61

엄마는 네가 전화를 하면 어떻든 그 통화를 오래 지속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쪽이었다.

좀 오래 머물 생각으로 서울에 왔다가도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집에 가겠다고 우기던 엄마의 이유는 집에 가서 개밥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예전엔 안 그랬는데 너는 냉정한 사람이 되었구나. 어미가 그리 전화를 끊었으면 뭐라고 다시 전화를 해야 옳지 그리 뻗댈 수가 있냐? p. 62

배운사람은 다 그러냐 p.63

엄마는 부엌이 좋아? 부엌을 좋아하고 말고가 어딨냐 해야 하는 일이니까 했던 거지. 내가 부엌에 있어야 니들이 밥도 먹고 학교도 가고 그랬으니까. 사람이 태어나서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믄서 사냐? 좋고 싫고 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는 거지. p.73

지나간 시간에 함께한 일들은 어찌 되는 건지 당신은 알고 있소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스며드는 거 아닐까 p. 235

엄마는 부쩍 나, 죽으면.... 을 입에 달고 지내셨지. 오래전부터 그 말이 엄마의 무기였잖아. p. 258

엄마가 우리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건 엄마 상황에서 그렇다고 쳐, 그런데 우리까지도 어떻게 엄마를 처음부터 엄마인 사람을 여기며 지냈을까. p.261

엄마라고 그렇게 살고 싶었을까? p. 262

'너'가 호명되는 1장이 더 그러한데, 여기에는 심문의 분위기마저 있다. p. 285